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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시선/이런저런

고구마꽃과 씨앗의 발아 _2015.11.05

by 올리씨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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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꽃은 우리나라 기후조건하에서 개화가 어려워 흔히 말하기를 100년에 한번 볼 수 있다는 꽃이라거나 행운을 불러 온다는 꽃이라고 한다.

오래전 작물학을 공부하면서 고구마도 꽃이 핀다는 것을 알았지만 농촌에서 고구마꽃을 본적이 없어 직접 꽃을 피워보고 싶은 생각은 늘 있었다.

 

지난해 이른 봄, 반드시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은 없었지만 사과상자 크기의 통에 부엽토를 넉넉히 담아 이미 싹이 돋은 고구마를 심어 발코니의 양지바른 곳에 두었다.

고구마는 잘 자랐고 뜻밖에 꽃망울을 보았다.

블로그에 글을 올릴 생각을 전혀 안했던 터라 꽃이 피기 전까지의 과정은 사진에 담지 못했다.

9월 중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다.

▼ 아래 나팔꽃과 비교

꽃은 아침에 피었다 저녁때면 수줍은 듯 시들어 가는 꽃이다.

 

화려하지도 않고 향기도 없는 듯 그저 수수한 모습 그대로의 꽃이다.

고구마는 열대및 아열대 식물로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 멕시코 지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여름철 잘 자라고 덩이뿌리인 고구마를 이용하기 위해서 재배한다.

 

모든 식물은 종족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고 열매(씨앗)를 맺는다.

번식의 방법은 뿌리나 줄기를 이용한 영양번식과 씨앗에 의한 실생번식(유성번식)이 있다.

1년생 식물이 야생하는 경우 정상적인 생육은 일정한 영양생장을 한 후 생식생장을 한다.

 

인간이 재배하는 식물은 이용목적에 따라 재배하게 되는데 뿌리, 줄기, 잎, 열매 등 어느 것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영양생장을 극대화 하거나 개화를 억제한다든지 또는 개화를 촉진해서 개화수를 많게 하는 등 기술적인 재배를 하게 된다.

 

 

고구마꽃이 아름답고 개화기간이 길다든지 씨앗에 특효성분이 있어 약용으로 유용한 것이었다면 고구마꽃은 상품화되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식물은 일장(日長)과 온도(溫度)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루 중 12~14시간 이상 햇빛을 받아야 하는 장일성(長日性) 식물이 있는가 하면 10~12시간 이하로 해가 짧아지면 꽃을 피우는 단일성(短日性) 식물이 있다.

늦게 심은 식물이 완전히 자라기도 전에 계절이 바뀌면 꽃을 피우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고구마는 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고온 단일성 식물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 덩이뿌리를 이용할 목적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꽃을 보기 어렵다.

화분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발코니 온도가 높았다는 것과 화분의 위치가 발코니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해가 기울 때 일찍 그늘지는 곳이어서 아마 어느 정도 조건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닐까 판단하고 있다.

▲ 고구마꽃은 나팔꽃과 거의 흡사해서 암술 하나에 수술이 다섯 개가 있다.

꽃은지난해 9월 중순 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한 달이 지날 즈음 꽃은 하루에 4~5개의 새로운 꽃망울과 꽃을 피우고

하루 이틀이면 시들어 갔다.

 

꽃을 보았다는 사람 있어도 씨를 심어 싹을 보았다는 말을 듣지 못해 씨앗을 확보하기 위해 일일이 수정을 해주었다.

꽃의 수정은 바람에 의한 풍매와 벌 나비에 의한 충매가 있지만 발코니에는 바람이나 벌 나비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매일 낮 12시를 전후해서 인공수정을 해 주었다.

 

그러나 수정률이 매우 낮아 드물게 씨앗이 여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0월이 지나고 11월에 접어들어 일 교차가 심해지자 꽃은 피어도 수정이 안될 뿐만 아니라 수정된 씨앗도 여물지 않는 것 같다.

씨앗을 보아야 그 씨앗으로 발아(發芽) 및 생육이 가능한지 시험해 볼 것인데……

노력 끝에 씨앗을 얻을 수 있었다.

고구마꽃씨와 나팔꽃씨가 다른점은 꽃 하나에 고구마 씨는 한개가 있고  나팔꽃 씨는 4~5개가 있다.

▼ 금년 2월, 봄이 오기전(실내온도 12~15°C)에 성급한 마음으로 접시에 침종하여 상태를 관찰했다.

15일이 지나도 발아하지 않았다.

 위쪽의 씨앗은 충실치 않은 침종 전 씨앗, 아래쪽 씨앗은 15일간 침종된 것을   부분 박피(剝皮)하여 재침종상태

결과는 침종상태에서 발아모습은 볼 수 없었다.

  

고구마는 그 동안 영양번식으로 재배해 왔기 때문에 씨앗은 퇴화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획득한

씨앗 모두 작은 화분에 뿌리고 흙을 덮어 두었다. (3월초)

 

↓↓ 어느날  노오란 싹이 올라 왔다.

이 후 너무 아쉽게도 분토에 문제가 있었는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더 자라지 못하고 황변하더니 고사하고 말았다.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고구마는 쌍떡잎식물이고 일정한 기온(20°C)이상에서 발아한다는 것과

우리나라 기후 조건에서는 꽃을 피워도 곧 추워지기 때문에 충실한 씨앗 획득이 곤란하다는 점 등이다.

 

 

출처 : http://blog.daum.net/seonghwan7047/4

아버지는 고구마 꽃이 피었다고 한참동안 자랑하고 다니셨다.

정말 보기 힘든 꽃을 보았다고.

씨앗으로 발아까지 했었던건 몰랐지만 요즘 내가 원예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어떤기분이셨을지 상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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